이춘방 50회

색동옷과 갓두루마기

고이 모셔만 두고 있었습니다. 혹시 경운박물관에서 쓸 수 있지 않을까 하여 가지고 갔다가 처음으로 열어보게 되었습니다. 한지에 정성스레 곱게 싸 놓은 것을 보고 어머니의 정성과 정갈함, 얌전함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농을 정리하던 중 어머니의 갓두루마기도 함께 찾게 되었습니다. 이 갓두루마기는 지금은 이미 칠순을 넘긴 남동생이 경복중학교에 입학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아버지께서 어머니께 선물하셨던 것입니다. 어느 추운 겨울에 모피와 가죽을 다룰 줄 아는 백발의 장인을 집으로 초대하여 몇 날 며칠을 정성스레 밥을 지어 먹이시며 갓두루마기를 짓게 한 것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자신의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서 색동옷을 지어 입으셨던 어머니, 자식을 잘 가르쳐 좋은 학교에 입학시켜 수고했다는 의미로 갓두루마기를 선물하셨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위해 삼팔명주 솜바지저고리를 지어드리려고 정성스레 한지에 솜을 싸서 준비해 놓은 어머니, 지금은 그리워도 만날 수 없는 부모님의 섬세한 사랑과 고운 마음 씀씀이를 추억해 봅니다. 


기증 소장품

어머니, 그 이름만 불러도 가슴 한 켠이 늘 아련하고 그립습니다.


십여 년 전, 어머니께서 갑자기 돌아가신 후 유품을 정리하던 중 어머니의 색동옷 한 벌을 찾았습니다. 제가 이태리 유학 중에 어머니는 회갑을 맞이하게 되었는데, 그때 저의 외할머니께서 아직 생존해 계셨기에 당신의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지어 입으신 것입니다. 저의 외할머니께서는 일찍이 혼자되어 자녀들을 지극정성으로 키우셨기에 어머니는 당신의 어머니에 대한 애틋함과 효심이 남다르셨습니다. 회갑연 때에도, 그런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한 효심으로 색동옷을 입으셨던 것이 참 감명 깊었습니다. 


옛 사람들의 효도 이야기가 생각이 납니다. <구운몽>과 <사씨남정기>의 저자인 서포 김만중은 어머니를 위해 이야기를 지어올리고 어릴 적 옷을 입고 재롱을 부렸다는 고사가 있습니다. 또 초나라의 노래자(老萊子)는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칠십이 넘었으면서도 색동저고리를 입고 그 앞에서 노래하고 춤추면서 재롱을 부렸다고 합니다. 저희 부모님께서도 이와 같은 고사들에 대해 집안에서 내려오는 구전으로 이미 알고 계셨기 때문에 효심으로 색동옷을 지어 입으셨겠지요.


어머니는 아버지께 삼팔명주 솜바지저고리를 지어드리려고 솜을 정성스레 한지로 싸서 대나무 소쿠리에 담아 놓으셨습니다. 저는 사실 그런 옛 물건들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오랜 시간 농 안에 고이 모셔만 두고 있었습니다. 혹시 경운박물관에서 쓸 수 있지 않을까 하여 가지고 갔다가 처음으로 열어보게 되었습니다. 한지에 정성스레 곱게 싸 놓은 것을 보고 어머니의 정성과 정갈함, 얌전함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고이 모셔만 두고 있었습니다. 혹시 경운박물관에서 쓸 수 있지 않을까 하여 가지고 갔다가 처음으로 열어보게 되었습니다. 한지에 정성스레 곱게 싸 놓은 것을 보고 어머니의 정성과 정갈함, 얌전함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농을 정리하던 중 어머니의 갓두루마기도 함께 찾게 되었습니다. 이 갓두루마기는 지금은 이미 칠순을 넘긴 남동생이 경복중학교에 입학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아버지께서 어머니께 선물하셨던 것입니다. 어느 추운 겨울에 모피와 가죽을 다룰 줄 아는 백발의 장인을 집으로 초대하여 몇 날 며칠을 정성스레 밥을 지어 먹이시며 갓두루마기를 짓게 한 것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자신의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서 색동옷을 지어 입으셨던 어머니, 자식을 잘 가르쳐 좋은 학교에 입학시켜 수고했다는 의미로 갓두루마기를 선물하셨던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위해 삼팔명주 솜바지저고리를 지어드리려고 정성스레 한지에 솜을 싸서 준비해 놓은 어머니, 지금은 그리워도 만날 수 없는 부모님의 섬세한 사랑과 고운 마음 씀씀이를 추억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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