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혜숙 50회
보물이 된 증조부님의 악기
2011년 6월 증조부님(윤상욱, 尹相郁 1866년~1930년)께서 입으셨던 관복과 아끼시던 악기그리고 선대부터 내려오던 자개 이층장, 수노리개, 수주머니 등을 경운박물관에 기증하였다. 그중에서 악기는 후손 중에 음악을 하는 사람이 없어서 창고에 꽁꽁 싸매어 그저 처박혀 있던 물건이었다. 6.25동난 중에 나의 아버님은 납북되시고, 몇년 되지 않아 할아버지께서도 돌아가시니 당시 아직 어린아이들이었던 오빠와 우리 남매는 선대 어른들이 쓰시던 유품에 대하여 이야기를 들을 기회조차 없었다 하겠다. 또한 우리 남매 모두 대학졸업 후 곧바로 미국으로 유학을떠났으며, 귀국 후에는 직장생활과 아이들 양육에 바쁘게 살다보니 증조부님의 물건들은 오빠따라 미국으로 이민가시며 어머니께서 비닐로 포장하여 놓으신 대로 보관만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경운박물관이 생겨 학예사로 일하는 친구 박경자의 권고로 자개장 등의 기증을결심하게 되었고, 조심스럽게 이것들도 가져가겠느냐고 청하여 기증을 하였는데 가야금, 거문고 2대, 양금, 대금 등이었다.
포장된 상태로 몇 번의 이사를 격은 악기들은 포장을 풀어보니 줄은 끊어지고 나무 조각도 떨어지고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 보존 가치가 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그러나 박물관에서는 김정수 용인대학 국악과교수와 고흥곤 악기장까지 초대하여 감수를 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150년 가까운 가야금은 아주 귀한 것으로 명주로 된 줄 끝에 초록과 빨강의 학슬(학의무릎을 닮았다 하여)은 지금은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으며 거문고도 뒷면에 글이 새겨진 것이 유물로서 가치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한제국의 정3품 문관(中樞院議官 通政大夫)을 지내신 증조부님이 사용하신 것이니 당시 최고 수준의 악기였으리라는 얘기로 이렇게 사용자가 확실한 경우는 더욱 가치를 가지는 일이라고 하였다.
고흥곤 악기장의 훌륭한 솜씨로 복원되어 2012년 4월 제1회 기증전에서 우리 집안 다른 유물과 함께 전시되었다.
이후에 2012년 8월 국립국악원이 주최하는 <1900년 파리, 그곳에 국악>전시회에 초대되어 증조부님의 악기가 경운박물관 소장, 윤혜숙 기증이란 타이틀을 달고 전시되었다. 1900년 파리만국박람회에 출품되었던 국악기들이 프랑스에 기증되어 프랑스음악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던 것을 국악박물관의 재개관 특별전에 초대되어 나들이를 하였는데 우리 집안 악기가 한국을 대표하여 여기에 전시되고 도록에도 게재된 것이었다.
전시회에 초대되어 가보니 악기에 대하여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도 프랑스에서 온 가야금이나거문고에 비해 우리 악기가 훨씬 더 단아하고 아름다워서 증조부님의 높은 문화적인 수준과 안목을 알게 되어 자랑스러웠다.
2013년 10월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120년만의 귀환-미국으로 간 조선악기’ 전시회에도 증조부님의 악기가 초대되었고 도록에도 실리는 영광을 얻었다. 1893년 시카고만국박람회에서 서양인에게 조선의 음악을 들려주었던 악기들이 전시되는 자리에 함께 한 것이었다.
내가 우리의 전통문화에 무식하여 악기들이 망가졌다고 그냥 버릴 수도 있었는데 박물관에서 가져가서 이렇게 보물로 만들어 주었으니 정말 감사한 마음이었다. 그 후에 양금 2대와 수예품 몇 점을 마저 기증하면서 한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것보다 이렇게 박물관에 기증하여 체계적인 관리도 잘 받고 여러 사람에게 조상의 문화를 알릴 수도 있으니 이런 기회를 갖게 해 주신 증조부님께 감사드리고 집안에 대한 자긍심도 후손에게 일러주어야 하겠다.
2013년 10월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120년만의 귀환-미국으로 간 조선악기>전시회에 120년 전 한국의 대표 악기로 증조부님의 악기가 도록에 실리는 영광을 얻었다. 1893년 시카고 만국 박람회에서 서양인에게 조선의 음악을 들려 주었던 악기들이 전시 되는 자리에 함께 한 것이었다. 내가 우리의 전통문화에 무식하여 악기들이 망가졌다고 그냥 버릴 수도 있었는데 박물관에서 이렇게 보물로 만들어 주었으니 정말 감사한 마음이었다. 그 후에 양금 2대와 수예품 몇점을 또한 기쁜 마음으로 기증하였다. 조상님들의 유품을 한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것보다 이렇게 박물관에 기증함으로서 체계적으로 관리도 잘 되고 또한 여러사람에게 조상의 문화를 알릴 수도있으며 후손들에게도 집안에 대한 자긍심을 심어줄 수도 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또한 이러한기회를 제공하여 주신 박물관 여러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기증 소장품
양금목공예 | 일제강점
이층농가구 | 한국
토시장신구 | 일제강점
규방소품
2011년 6월 증조부님(윤상욱, 尹相郁 1866년~1930년)께서 입으셨던 관복과 아끼시던 악기그리고 선대부터 내려오던 자개 이층장, 수노리개, 수주머니 등을 경운박물관에 기증하였다. 그중에서 악기는 후손 중에 음악을 하는 사람이 없어서 창고에 꽁꽁 싸매어 그저 처박혀 있던 물건이었다. 6.25동난 중에 나의 아버님은 납북되시고, 몇년 되지 않아 할아버지께서도 돌아가시니 당시 아직 어린 아이들이었던 오빠와 우리 남매는 선대 어른들이 쓰시던 유품에 대하여 이야기를 들을 기회조차 없었다 하겠다. 또한 우리 남매 모두 대학졸업 후 곧바로 미국으로 유학을떠났으며, 귀국 후에는 직장생활과 아이들 양육에 바쁘게 살다보니 증조부님의 물건들은 오빠따라 미국으로 이민가시며 어머니께서 비닐로 포장하여 놓으신 대로 보관만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경운박물관이 생겨 학예사로 일하는 친구 박경자의 권고로 자개장 등의 기증을결심하게 되었고, 조심스럽게 이것들도 가져가겠느냐고 청하여 기증을 하였는데 가야금, 거문고 2대, 양금, 대금 등이었다.
포장된 상태로 몇 번의 이사를 격은 악기들은 포장을 풀어보니 줄은 끊어지고 나무 조각도 떨어지고 문외한인 내가 보기에 보존 가치가 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그러나 박물관에서는 김정수 용인대학 국악과교수와 고흥곤 악기장까지 초대하여 감수를 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150년 가까운 가야금은 아주 귀한 것으로 명주로 된 줄 끝에 초록과 빨강의 학슬(학의무릎을 닮았다 하여)은 지금은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으며 거문고도 뒷면에 글이 새겨진 것이 유물로서 가치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한제국의 정3품 문관(中樞院議官 通政大夫)을 지내신 증조부님이 사용하신 것이니 당시 최고 수준의 악기였으리라는 얘기로 이렇게 사용자가 확실한 경우는 더욱 가치를 가지는 일이라고 하였다.
고흥곤 악기장의 훌륭한 솜씨로 복원되어 2012년 4월 제1회 기증전에서 우리 집안 다른 유물과 함께 전시되었다.
이후에 2012년 8월 국립국악원이 주최하는 <1900년 파리, 그곳에 국악>전시회에 초대되어 증조부님의 악기가 경운박물관 소장, 윤혜숙 기증이란 타이틀을 달고 전시되었다. 1900년 파리만국박람회에 출품되었던 국악기들이 프랑스에 기증되어 프랑스음악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던 것을 국악박물관의 재개관 특별전에 초대되어 나들이를 하였는데 우리 집안 악기가 한국을 대표하여 여기에 전시되고 도록에도 게재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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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소장품
양금목공예 | 일제강점
이층농가구 | 한국
토시장신구 | 일제강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