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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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삼베·무명·명주…꾸미지 않은 소색에 깃든 멋과 문화

언론매체 :경운박물관 | 게시일게시일 : 23-05-07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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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민속박물관·경운박물관, '소색비무색, 흰옷에 깃든 빛깔' 전시

면직물
면직물

[국립민속박물관·경운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흰옷을 즐겨 입었다. 갓난아이의 배냇저고리부터 일상복, 생을 마감한 순간 입은 수의까지 백의(白衣)는 일상이었다.

그러나 엄밀하게 따지면 백의는 흰색이 아니다.

염색하지 않은 모시, 삼베, 무명, 명주 등에서 비롯된 자연 그대로의 색, 소색(素色)이었다.

국립민속박물관과 경운박물관은 이달 20일부터 서울 강남구 경기여고 경운박물관에서 백의의 의미를 조명하는 기획 전시 '소색비무색(素色非無色), 흰옷에 깃든 빛깔'을 선보인다고 19일 밝혔다.

전시는 저고리, 두루마기, 갓 등 다양한 복식 자료 190여 점을 소개한다.

다양한 저고리
다양한 저고리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1880년대 문주 삼회장 저고리, 1940년대 삼베 저고리, 1960∼1970년대 화문 호박단 저고리, 1930∼1940년대 옥양목 저고리 [국립민속박물관·경운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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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소색의 근원, 자연이 준 선물' 전시 영역에서는 칡, 대마, 견, 면 등 다양한 직물과 그 원료가 되는 누에고치, 목화솜, 삼 껍질 등을 설명한다. 꾸미지 않은 소색 그대로다.

천연에서 얻는 섬유 가운데 가장 긴 섬유인 견직물, 내구성이 좋고 세탁이 편리한 면직물 등을 볼 수 있다.

이어진 '우리 옷에 깃든 소색'에서는 불필요한 장식을 뺀 한복이 시선을 끈다.

관람객들은 삼베로 만든 저고리, 옥양목(玉洋木·생목보다 발이 고운 무명) 저고리, 호박단(琥珀緞·광택이 있는 얇은 평직 견직물) 저고리 등을 보면서 옷감 본연의 재질을 느낄 수 있다.

20세기 초반에 입은 것으로 추정되는 삼베 단령(團領·조선 시대에 깃을 둥글게 만든 관복)에는 어느 색도 담겨 있지 않으나, 조선 말기 의복 간소화가 이뤄지는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자료다.

모시 두루마기
모시 두루마기

[국립민속박물관·경운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경운박물관 관계자는 "명주 저고리, 무명 저고리, 모시 두루마기 등은 착용자의 품위와 격조를 나타낸다"며 "마치 조선백자의 소박하고 기품 있는 모습과 일맥상통한다"고 설명했다.

전시 3부에 해당하는 '소색의 변주'에서는 백색과 조화를 이루는 흑색도 다룬다.

전시품 가운데 조선 말기 학자인 간재(艮齋) 전우(1841∼1922)가 사용했던 쓰개는 모시에 검은 선을 두른 점이 특히 돋보인다.

관람객들은 전시를 마무리하며 3차원(3D) 착장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한 영상도 체험할 수 있다.

고름 없이 단추로 여미는 형식의 저고리, 난초 무늬가 장식된 1950년대 치마를 착장한 영상은 소색의 옷이 오늘날에도 친근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경운박물관 관계자는 "소색은 원료 섬유가 지닌 천연의 색"이라며 "예로부터 흰옷을 즐겨 입은 우리 민족의 문화상을 보여주면서 백의의 의미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12월 30일까지.

전시 포스터
전시 포스터

[국립민속박물관·경운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