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황실, 기억과 기록…의친왕 독립운동 전시전
언론매체 :경운박물관 |
게시일게시일 : 22-11-2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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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운박물관-의친왕기념사업회 특별전…관련 유물 120점으로 엿보는 시대정신
[프라임경제] 경운박물관(관장 조효숙)과 의친왕기념사업회(회장 이준)는 10월14일부터 2023년 1월20일까지 '의친왕과 황실의 독립운동, 기록과 기억' 전시전을 개최한다.
경운박물관은 2003년 개관부터 의친왕(義親王) 5녀 이해경(1930~) 황손의 유물 기증을 토대로 의친왕비 궁중복식 일습을 중심으로 대한제국 황실·왕실복식을 브랜드화 했다.
이러한 대한황실 후손들과의 지속적인 협력과 소통을 계기로 올해 고종의 둘째 아들 의친왕(義親王) 이강(李堈, 1877~1955)에 관한 역사적 인식과 업적을 재조명하는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 이번 전시는 경운박물관과 함께 의친왕가의 장손 이준(1961~) 회장을 중심으로 황실 후손들과 국민들이 발족한 '의친왕기념사업회'가 주관한다.
이번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육군사관학교박물관 △연세대학교박물관 △오륜대순교자박물관 등 박물관에 있는 의친왕 관련 유물과 대한황실 후손들이 소장하던 유물 및 개인 소장 유물 등을 총 망라하는 국내 최초 의친왕 유물전이다.
전시는 의친왕의 왕자 시절부터 △의친왕 책봉 △미국유학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 △해방 이후까지 전반적인 생애와 활동을 살펴본다.
특히 전시를 통해 일제강점기를 전후한 황실의 독립운동과 의친왕과 함께한 애국지사의 발자취를 역사적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전시회에는 의친왕의 사진, 훈장, 기념장, 임명장, 의궤, 복식, 선언서, 의친왕 글씨 액자 및 족자, 사동궁 생활유물 등 120여점이 공개된다.
전시를 여는 프롤로그는 의친왕을 상징하는 대한제국 육군부장 시절을 비롯해 역순으로 대한제국기 의친왕의 책봉과 활동에 대해 선보인다.
1900년 대한제국 고종황제는 둘째 아들 의화군을 의친왕으로 직접 책봉했다. 전통적인 중국 중심의 조공책봉관계에서 벗어난 독립국의 지위를 보여주는 것으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의왕영왕책봉의궤(義王英王冊封儀軌)'가 있다. 의궤는 어람용으로 의친왕이 정식으로 고종의 둘째 황자(皇子)가 됐음을 보여준다.
의친왕의 대한제국 시절에서는 실록에만 존재했던 적십자사 총재 임명에 관한 칙명(勅命)이 출품된다. 고종황제는 1905년 대한적십자병원(大韓赤十字病院)을 설립했고, 의친왕은 1906년 4월 귀국 후 적십자사 총재에 임명됐다. 설립 취지처럼 나라의 근본인 백성의 장수와 생명을 늘리기 위해 애쓴 의친왕의 면모를 볼 수 있다.
왕자인 의화군 시절에서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의 1892~1893년 다양한 의화군 관례(冠禮)·길례(吉禮) 왕실 의복발기(衣服件記)가 눈을 사로잡는다. 의화군의 작위를 부여 받기 전 1880~1890년경에 글씨 연습했던 10폭 병풍 역시 처음 공개되는 중요 유물이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황실의 독립운동을 상징하는 제국익문사(帝國益聞社) 관련 전시품이다. 제국익문사는 대한제국 황제 직속 항일 정보기관이다.
황제를 보좌한다는 '성총보좌(聖聰補佐)' 인장을 사용한 점이 특징으로 제국익문사의 독리(督理) 이호석의 후손에 의해 처음 공개된다. 제국익문사는 을사늑약 이후 해체됐지만, 의친왕을 중심으로 비공식적으로 활동을 이어나갔다. 황실과 의친왕의 시대적 저항 정신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의친왕의 항일독립운동은 거창지역에서 의병을 키우며 40일간 동계 정온(鄭蘊, 1569~1641) 고택에서 머무르면서 후손들에게 내려준 "모와" 친필 현판, 항일의병장의 초상화에 담긴 찬문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아울러 문의군 부강면에서 제국익문사 요원들과 금광을 기반으로 독립자금을 마련하며 김재식(金在植, 1860~1928)가에 내려준 '송암신정기' 편액과 친필 서첩 속에는 일제강점기임에도 "의왕 이강"이라고 쓴 당당한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에 친서를 보내며 500㎞를 탈출해 망명하고자 했던 대동단(大同團) 사건도 비중 있게 다뤘다. 1922년 11월 대한제국 대신이었던 조선민족대동단 총재 김가진(金嘉鎭, 1846~1922)을 중심으로 이뤄진 의친왕의 임시정부 망명 작전은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의 협조로 공개되는 대동단선언서와 사건 재연을 중심으로 재조명했다.
전시는 일제의 강요로 강제 은퇴한 의친왕과 해방 이후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의친왕의 사저이자 친왕부(親王府)였던 사동궁과 의친왕의 후손들을 조명하며 마무리된다.
한편, 의친왕과 황실의 독립운동에 대해 발표하는 학술 심포지엄은 10월21일에 개최한다. 의친왕 5녀 이해경 황손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대한황실 후손들과 여러 학계 인사들이 참여해 의친왕 관련 주제 발표를 하는 등 자리를 빛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