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증맞은 색동 예쁘기도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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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운박물관 ‘옛 어린이옷’전
옥양목 배냇저고리, 동다리저고리, 돌띠저고리, 두렁이…. 이제는 이름조차 생소한 어린이 옷들이다. 지난 19일부터 서울 경운박물관은 이런 귀한 옛 어린이 옷을 직접 볼 수 있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 개관 2주년을 기념한 <옛 어린이옷-그 소중한 어여쁨>전이다.
박물관에서는 길게는 100년이 넘게 집안별로 물려온 어린이 옷 100여점이 관람객들을 기다린다. 어린이 옷에서 보기 힘든 사규삼(조선시대 남자아이의 예복)이나 도포도 있다. 특히 갓난아이에게 입혔던 배내옷 종류가 다양하게 선보이는데 두렁이, 봇뒤창옷 등 지금은 사라진 옛 어린이 옷들을 볼 수 있다. 두렁이는 옷을 입히기조차 어려운 갓난 아이의 배에 둘러주던 치마같은 옷이다. 맨 몸으로 둘 수 없는 아기에게 두른 보온용이지만 여름에는 모시로 만들기도 했다. 겨울에 입힌 누비두렁치마도 있다.
지방별로 조금씩 차이나는 옷들도 선보인다. 두렁이는 보통 명주나 무명을 2~3폭 이어 만든 게 일반적인데 제주에서는 삼베로 만들어 입혔다. 연약한 아기의 피부를 강하게 하려고 했던 까닭이다. 역시 제주에서 입혔던 봇뒤창옷은 태반에서 떨어져나온 뒤에 입는 큰 옷이란 뜻으로 배냇저고리를 일컫는 제주도 방언이다. 무명 위주인 다른 지방과 다르게 이조차 삼베로 만들었다. 다만 허리띠는 무명실이었다.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다.
그 외 바지와 마고자, 조끼, 풍차바지 등 근대사 유물도 볼 수 있다. 개량식으로 어깨허리를 대고 바지 밑을 뚫어놓아 용변을 편하게 볼 수 있게 만든 ‘개구멍바지’, 솜을 얇게 두어 튿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어깨와 뒷목에 홍색 박쥐매듭을 단 청홍마고자 등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물 가운데 여자 아이의 옷이 눈에 띄게 적은 것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남아선호사상을 볼 수 있는 옷들도 많다. 예복에는 주로 부귀다남(富貴多男) 같은 글자를 금박으로 물려 그 시대의 남아선호사상을 새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요즘보다 그 시절의 ‘성인지도’가 나아보이는 점은 남자 아이에게도 청색 계열의 옷만 허락했던 게 아니라 진분홍색, 빨간색, 보라색, 분홍색 등 다양한 색깔의 옷을 지어입혔다는 사실이다. 기간은 7월16일까지. 중국과 일본의 어린 아이 옷도 일부 만나볼 수 있다.